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노숙자 장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진광근 (106.♡.23.90) 작성일17-05-25 18:04 조회1,978회 댓글2건

본문


노숙자 장씨

 

새벽 2, 노숙자 3명이 공터에서 새우깡을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새우깡을 많이 집어먹는다는 이유로 망치로 머리를 때렸고 즉사했다.

 

피해자는 죽었고 가해자는 부인하고 망치도 발견하지 못했고 유일한 목격자는 노숙자 장씨뿐이다.

 

그런데 노숙자 장씨가 알콜중독으로 횡설수설한다. 몇년을 씻지 않았는지 거름통이 옆에 있는 것 같다.

 

망치로 때리는거 봤나요

어떤 망치였나요

망치 못봤는데요

망치로 때리는거 봤데메요

못봤는데요

망치로 때리는거 봤나요

어떤 망치였나요

망치 못봤는데요

그럼 망치로 때린건 사실인가요

망치를 못봤어요

 

......

 

무더운 그해 여름, 20일동안 다람쥐 쳇바퀴 도는 조사시간은 고문받는 시간이었다.

 

범인이 재판을 받게되자 노숙자 장씨 무대가 법정으로 바뀌었다.

 

무려 5개월간 15번의 재판도 다람쥐 체바퀴였다.

 

망치로 때리는거 봤나요

어떤 망치였나요

망치 못봤는데요

망치로 때리는거 봤데메요

못봤는데요

망치로 때리는거 봤나요

어떤 망치였나요

망치 못봤는데요

그럼 망치로 때린건 사실인가요

망치를 못봤어요

 

노숙자 장씨의 오락가락 진술에 조금씩 이성을 잃어가는 판사심정, 내가 그 심정 안다.

재판부에서 연락이 왔다. 마지막으로 한번만 법정에 출석시켜 달라고,

 

노숙자 장씨를 찾으러간 경찰관에게 연락이 왔다.

어제 새벽에 노숙자 장씨가 얼어 죽었다고 한다.

무죄가 선고되었고 범인은 석방되었다.

 

몇개월후 제보자가 왔다. 제보자도 노숙자다.

 

노숙자 장씨는 살해되었고 무죄로 석방된 자가 범인이라고 한다.

 

자기는 시키는대로 수면제를 탄 소주를 먹였다며 스스로 죄를 자백한다.

 

살인사건이 분명했지만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

 

노숙자 장씨의 육신이 강물에 흘러가 입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죄를 스스로 자백하는 거요

 

.......

 

교도소 갈려구요

 

교도소에서 겨울 날려고?

 

...... 목슴에 위협을 느껴서요

그건 또 무슨 말이요

자기가 시킨게 탄로날까봐 나를 죽이려고 해요

 

......

 

사람 목슴을 파리목슴으로 여기는 노숙자들의 생리를 알기에 딱했지만 보호해줄 방법이 없다.

 

얼마후 제보자인 노숙자도 살해당했다.

 

범인이 누구인지 뻔했지만 영구미제 사건으로 묻혔다.

 

25년전 일이 문득 떠오르며 양심에 가책을 느낀다.

 

노숙자가 아니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이였다면 그렇게 사건을 처리했을까?

 

 

 

댓글목록

김학도님의 댓글

김학도 아이피 119.♡.95.110 작성일

복잡한 함수가 많네요. 역시 진부장님의 필력은 으뜸입니다.

손성호님의 댓글

손성호 아이피 58.♡.147.221 작성일

야간 맛이 간사람에게는 정석으로 심문하면 이상한 답변을 하지요.
맛간사람은 정신없이 이상하게 심문해야지요.
역으로 물어봐야지요.
만약에 노숙자 장씨에게 
망치로 때리는것 못봤지요.
봤어요.
망치 못봤지요.
봤어요.
못 봤지요.
봤어요.
망치로 때리는것 못 봤지요.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