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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출사표/후기

동아 마라톤 1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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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명선 (220.♡.99.217) 작성일24-03-18 21:45 조회107회 댓글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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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D-day
 마린이인 내가 비록 10k 이지만 동아 마라톤을 뛸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 충분히 흥분 되는 날이다.
봄 날씨를 기대 했건만, 막상 당일 새벽에 비가 흩뿌리며 차가운 공기가 코 끝을 스친다.
전 날 가민 워치의 배터리가 애매해서 부지런히 충전해 두었는데 다음 날 참 이쁘게도 가지런히 놓고 나와버렸다.
뭔가 불안한 맘이 들었지만, 그래 이틀 전에도 허리가 삐긋해서 걷지 못할 만큼  통증이 있을 때도 마라톤을 뛰지 못하겠단 생각은 해 보지 않았던 나인데
시계 따위로 위축될 필요는 없다..그래,, 언제부터 가민이 있었다고 ㅎㅎ

마라톤 대회 장은 그야 말로 축제 분위기다.
출발선에 선 주자들의 기대감, 들뜸,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어린 우려들이 그들의 들숨 날숨을 통해
오롯이 나에게 전해진다.

드디어 출발이다.
3k 까지는 스트레칭이 충분하지 않은 탓이였을까
종아리 앞 쪽에 통증이 전해진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생긴 왼쪽 3,4번 발가락 뿌리 쪽 통증도 조금씩 걱정이 되었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오다보니 잠실 지하차도가 보인다.
약속이나 한 듯 주자들의 샤우팅 소리에 내 안에 세포들이 하나하나 깨어나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

언제였을까
아마도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를 읽은 후였다.
-계속 하는 것-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이 문장이 무작정 좋았다.
이 단순한 문장 하나가 나를 이 자리 이 순간에 있게 만들었다. 때론 문장 하나가 어떠한 쇠뭉치 보다 강할 때가 있다.

갑자기 종아리 앞 쪽 통증이 사라졌다.
그래, 리듬을 잃지 말고 움직이자.
습습 후후~ 습습 후후~~~
조금 더 속도를 내어볼까 하다가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
오버 페이스 하지 말자,,아니 좀더 해 볼까.
살면서 선택하는 순간이 오면 내 맘의 소리 보다는 좀더 안전한 선택을 해 왔다.
늘 그렇듯 나는 안전하고 익숙한 방법을 택했다.

1시간 23초. 아~~

완주 후 풀 마라톤 주자들을 위해 이인숙 팀장님이랑 피니쉬 라인으로 이동했다.
본 게임이다.
풀 마라톤 주자들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나의 10k 여정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그들의 모습에 매료 되었다.
그들의 모습에서 어떠한 드라마나 영화 보다 진한 감동이 밀려왔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한 그들의 얼굴에서는 고통 보다는 이 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었다.
양팔을 높이 쳐 들고 들어오는 이들, 소리치며 들어오는 이들, 손을 마주잡고 그 오랜 시간을 함께 내 달려 함께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는 주자들.
이 순간 만큼은 각양각생의 모습들의 주자들과 그들을 응원하는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뜻이다.

이제 나는 새로운 꿈을 꾼다
이 곳 이 주로에 내가 있다. 나는 42.195를 지나
환하게 웃으며 마지막 피니쉬 라인을 내 발로 밟고 들어선다...

계속 하는 것, 리듬을 잃지 않는 것.
나의 리듬은 이제 부터 시작이다.

댓글목록

조소연님의 댓글

조소연 아이피 49.♡.113.227 작성일

와우~~ 하프가 아니라 풀코스를 바로 꿈꾸는 명선님 멋지고 용기가 부럽습니다~~짱짱

김명선님의 댓글

김명선 댓글의 댓글 아이피 220.♡.99.217 작성일

에고 아닙니다... 언젠가는..입니다^^
꼭 도전해보고 싶네요♡♡ 함께 하시지요♡

박정환님의 댓글

박정환 아이피 116.♡.170.45 작성일

23초  아 ~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숫자에 불과한 23초가 뭐라고 이렇게 사람 맴을 들었다 놨다 하는지...ㅠㅠ
맑은 영혼의 소유자 명선님!
새로운 도전의 용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렇게 한 분 한 분 저마다의 도전이 다시한번 나를 되돌아 보게 합니다.
나는 또 무엇을 도전해야 하나?
계속하는것 ~ 나의 가장 큰 약점이라 반성하게 되네요..ㅠ
42.195의 피니쉬 라인에서 환호하는 명선님 모습을 상상합니다.
홧팅! 홧팅!

김명선님의 댓글

김명선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2.♡.93.239 작성일

23초 때문에
서울 하프 마라톤 10k 전의에 불타고 있습니다 ㅎㅎ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워치 충전해놓고  가지런히  놓고  오셨군요. 그것도 귀중한 경험이에요.
대회에서 사람들의  에너지를  느껴요. 에너지는  공명하니까요. 하루키 책 저고 끼고 살아요. 리듬 정말  중요해요. 덜 지치거든요. 
저도 더운 9월  하프  대회에 반바지 놓고 가서 긴 트레이닝 바지 입고 뛰었죠. 뛰다가 넘 더워서 옷  걷어올리고 땀 벅범이었죠. 배 번호 놓고  가서 남편 긴급  호출한  경우도 있어요. 준비물  체크라느라 사람들이 바닥에 복장놓고 사진찍는 이유도
있어요. 체크리스트도 작성하구요~^^
보통 대회 1시간 30분  전에 여유있게 도착해요.ㅎㅎ 지나고  나니 추억이네요.
명선님 도전 응원합니다~

김명선님의 댓글

김명선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2.♡.93.239 작성일

늘 격려와 응원 감사해요
살면서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은 멋진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옥 팀장님이 그러합니다

김해호님의 댓글

김해호 아이피 211.♡.181.230 작성일

아름다운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참 잘했습니다! 후기를 감상하게 해
주신 명선 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계속 하는 것 리듬을 잃지 않는 것??
음미해 봅니다!
나의 리듬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리듬이 계속되시도록 응원할께요

김명선님의 댓글

김명선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2.♡.93.239 작성일

뿌리처럼 단단히 광마를 지켜 주시고,,
한결같은 지지와 응원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 하겠습니다

이원균님의 댓글

이원균 아이피 106.♡.69.95 작성일

토요 정모까지도 부상이었는데 별탈없이 잘 달리셨군요.
까짓 가민이 머라고 자신에게 거는 체면이 멋졌어요.그 결단으로 10키로를 완주한거겠죠.
종료후에 풀코스 골인지점으로 이동한 것도 멋진 선택이네요.
ㅉㅉㅉ~~^

김명선님의 댓글

김명선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2.♡.93.239 작성일

무적 자봉단 덕분입니다~~ 너무너무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