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회출사표/후기

2024 동아마라톤 풀코스 완주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정옥 (218.♡.100.230) 작성일24-03-18 11:41 조회81회 댓글14건

본문

 

아! 비다

 

흐리다고 알고 있는데 비까지 올 줄은 몰랐다. 서둘러 일기예보를 보니 7시에는 멈춘다고 하니 다행이다. 작년 jtbc마라톤에는 비와 쥐가 나서 고생한 기억이 난다. 다시는 달리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트라우마는 극복하기에 따라 경험과 자산이 되기도 하고 상처가 되기도 한다. 나는 전자를 택한다.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24634_1443.jpg
 

비가 오거나 말거나 대회 분위기는 음악으로 들뜨게 만든다. 요런 축제의 맛은 달리기 전에 느낄 수 있지 달린 후에는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쳐다보기도 귀찮아짐을 안다.  요 정도 비는 맞아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즐거이 가방을 맡기고 여기저기 둘러본다.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24992_432.jpg
 

6시 30분 전에 도착해서 맡기니 사람도 없고 이리저리 보는 재미가 있다. 맡기는 것도 수월했다. 찾을 때는 사람들이 몰려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땀도 식고 낮 12인데도 추웠다. 대회에서는 항상 보면 맡긴 짐을 찾는 데에 시간이 가장 많이 걸렸다. 빨리 찾는 방법은 일찍완주해서 들어오는 방법밖에 없을까?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24693_9157.jpg
 

다행스러운 건 풀코스와 10km 출발점이 달라서 다른 대회에서는 전철역 화장실 줄이 끝없이 이어지는데 여자 풀코스 마라토너가 적어서인지, 시간이 일러서인지 남자줄은 길게, 여자 줄은 거의 없어서 요행처럼 느껴졌다. 5시에 아침(식빵과 바나나, 우유, 따뜻한 차)을 먹어서 소식이 없었는데 도착하자 마자 큰일을 보게 되어서 컨디션은 준비가 다 된 듯하다.  기분 굿~ 

 

세종대왕 동상과 이순신 동상은 필히 바라보며 에너지를 받는다. 그들의 용감성, 지혜, 유연성, 끈기, 노력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이 대회에서 배워갈 내용인가 보다.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25285_2182.jpg
 

4월 15일 보스톤 마라톤 참가팀과도 만나서 1분간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막시님('달리는 하루키보다 제가 더 낫습니다'. 저자)도 서브3주자이고 이상국님도 서브3주자이다.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25413_5726.jpg
 

스트레칭을 마치고 출발했다. 이원균 자봉대장님이 커피, 떡과 음료를 준비해주셔서 감사했다. 

 

김건 님은 첫 풀 도전이셨고 같이 뛰기로 했다. 30km까지 6분 15초 전후로 뛰고 그 이후는 컨디션 보며 조절하기로 했다.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25702_5027.jpg
 

가민 워치로는 1km 구간당 6분 23초 평균으로 나왔다. 목표한 4시간 20분은 달성하지 못했다. 나의 체력 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30km까지는 같은 페이스로 워치를 보면서 뛰니 일정하게 기록이 나와서 그다지 지친 듯한 느낌이 없었다. 특히 20km까지는 아주 가볍게 뛴다는 느낌이었다. 박정환회장님, 훈련부장님, 송인국팀장님이 페이스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이렇게 달렸다. 

 

다른 러닝 크루팀에서 "달리기보다 한국경제가 더 어려워" 소리치는 말에 웃음이 났다. 그래, 한국경제보다 더 쉬운 달리기, 끝까지 달려보자.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26024_4749.jpg
 

 

이원균 부장님은 광명 마라톤 깃발을 휘날리며 이름을 부르셔서 단번에 알아봤다. 우리 클럽팀이 언제 오려나 그 많은 러너들 중에 찾고 있으려니 생각하니 울컥해진다. 자봉팀을 만나기까지 아무 이상없이 러닝하고 있었다. 반가운 소연님, 광마의 전설 황석권님은 언제 오셨는지 반갑다.

 

문제는 자봉팀 헤어진 이후에 나타났다. 

훈련 중에 엄지 발톱이 살짝 들리긴 했지만 35km 장거리 훈련에도 이상이 없어서 별 조치를 하지 않고 뛰었는데 탈이 났다. 느낌상 엄지발톱에 피가 나는 느낌이다. 신발 벗고 봤다가는 마음이 약해질 것 같아서 쳐다보지도 않았다. 통증이 더 심해지면 멈추리라 생각하고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으나 통증으로 따끔거렸다. 

 

뛰면서도 더 달릴 것인지, 멈출 것인지 고민했다. 1개월 후면 보스톤 마라톤 풀코스를 뛰는데 이 발톱으로 뛸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 판단을 내려야 했다. 

 

그냥 뛰자, 더 아파서 힘들다고 생각될 때 그 때 멈추자. 첫 하프 뛰고 나서도 왼쪽 엄지 발톱 빠진 적이 있는데 이 정도는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뛰면서 생각하자. 대신 속도는 무리하지 말자. 천천히 뛰자. 

 

 

왼발에 힘을 주니 오른쪽 발톱까지 따끔거린다. 통증으로 주춤하며 걷는 사이 김건님하고 멀어졌다. 같이 30km까지 달리셨으니 4시간 30분에 완주하셨으면 좋겠다.(김건 님은 4시간 35분 29초로 첫 풀코스 완주하셨음, 완전 축하드려요~^^)

 

 

이번엔 또 뭐야?

김정옥

첫 풀코스는 왼쪽 무릎이 아파 30km 이후 고전했고

무릎보호대를 하고 장거리 훈련으로 더 자주 달렸다

두 번째 풀코스는 고관절이 아파 35km 이후 통증과 싸웠고

고관절 부드럽게 하기 위해 수시로 스쿼트와 요가로 풀어줬다

세 번째 풀코스는 넘어져서 얼굴, 무릎 까져서 포기했고

언덕 훈련과 페이스 조절에 더 감각을 익혔다

네 번째 풀코스는 32km에 쥐가 나서 파르르 온몸이 떨렸고

물구나무서기와 쥐 방지 예방약까지 먹었다

다섯 번째 풀코스는 30km에 양쪽 엄지 발톱이 들썩였고

이젠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여섯 번째 풀코스는 어떤 일이 생기려나?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32394_4343.jpg
대회 분석

잘한 점 : 5시 음식 섭취, 대회장 일찍 도착, 조깅, 여유있게 준비한 것, 페이스 30km 까지 일정하게 유지한 것, 완주해도 발목, 무릎, 고관절, 복근, 어깨 통증 하나도 없는 것(발톱 빼고 멀쩡함 ㅎㅎ), 대회 1~2주 전 휴식(몸이 가볍고 통증 하나도 없었음)


보완할 점 : 30km이후 체력 약화, 낮은 언덕도 힘들어함, 발톱 통증 없다고 방치(선배님들에게 묻고 자신의 몸을 살피고 조치할 것)


0ee8177d5a2c7e0e9c45daa2fd4b064e_1710746655_1755.jpg
광명 마라톤 가입 후 덕분에 2022춘천 마라톤(5시간 34분), 2023 jtbc 마라톤(4시간 55분), 2024 동아마라톤(4시간 42분) 풀코스 완주했습니다. 국내 메이저 대회 완주해서 목표 달성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 동아마라톤 러너, 자원봉사하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글이 자꾸 잘려서 제 블로그에도 추가한 내용 후기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untilok1128/223387185725


 

댓글목록

홍하현님의 댓글

홍하현 아이피 118.♡.81.49 작성일

정옥님,, 풀코스 도전 너무 무서워요;ㅁ;..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위기들을 보완해가는 모습이 정말 멋져보입니다!! 저는 처음으로 대회 끝나고 발꼬락에 쥐가 났는데 뛰는 중에 생긴건 아니어서 너무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ㅎ 대회중에 쥐나면 진짜 멘붕 날 것 같아요. 멋진 기록으로 마라톤 완주해내셨음을 축하드려요!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저는 나이도 적지 않고 근육이나 체력이 없어서 고생하는 거예요. 그 과정에서 몸이 단련됨을 느껴요.

하현님은 젊고 헬스로 다져진 몸이고 스피드도 있어서 기본체력이 갖춰진 분이세요. 이런 저런 경험으로 성숙한 마라토너로 가는 길이겠죠.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적어요. No pain, Np gain.
고통이 없으면 성장도 없구요.

최대한 훈련을 한 후 고통과 두려움을 만나러 풀코스 도전하는 거죠.
쉬웠다면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ㅎㅎ 매번 힘들어서 도전정신이 생겨남.

지금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김명환님의 댓글

김명환 아이피 112.♡.45.90 작성일

초반에 속도 제어 잘하셨네요. 이제 페이스조절을 마스터하신것 같습니다ㅋㅋ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감사합니다. 훈부님 덕분이죠. 초반 속도 제어는 잘했는데 후반이 문제였네요. 다음에는 후반도 잘 제어해보겠습니다~

이원균님의 댓글

이원균 아이피 106.♡.68.99 작성일

후기 세세하게 작성하셔서 뒤따르는 주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어요.
정옥팀장님만의 준비와 보완점 분석은 초보 런너에게 귀한 자료이네요.
4월 보스톤 후기가 기다려집니당
김정옥팀장님 파이팅~~^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맞아요. 누군가 앞서가는  사림들의  후기를  보면서  미리  대비할 수 있으니까요.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큰  기쁨이고 힘든 풀코스 훈련 경험이  더 보람차죠. 컨디션  조절을  잘 해서  보스턴  후기도 전달해드려야죠.

조소연님의 댓글

조소연 아이피 49.♡.113.227 작성일

발톱이 들린 와중에도 완주하신 모습 감동의 도가니탕 입니다~^♡^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감사합니다~. 광마  가입  전 워킹화(러닝화  있는  줄 몰랐음)  신고 첫하프  뛰고 발톱  빠진  경험이  있어서  그리 걱정은  되지  않았어요. 아마  처음이라면  놀라서  멈췄겠죠. 김관행  위원님도  1년  내내 발톱 부상  안고  사신대요.  이 정도  통증은  발목, 무릎, 고관절, 쥐가  난  것에  비하면 1/3 고통 정도였어요.

김명선님의 댓글

김명선 아이피 220.♡.99.217 작성일

늘 대회 당일 현장을 보는 듯한 팀장님의 글 솜씨에 전 함께 또 하나의 마라톤을 달렸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ㅜㅜ
정옥 팀장님의 의지를 항상 배우고 싶은 일 인입니다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후기 쓰면서  대회  정리를  하고 어떻게  보완할지 생각하는  시간이 됩니다. 초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시행착오를  하나라도  줄일  수  있다면 이것도 제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봉사라고  생각해요. 항상 대회마다 자봉하신 분들 감사드려요. 명선 님도  수고하셨어요~감사해요.

박정환님의 댓글

박정환 아이피 116.♡.170.45 작성일

정옥팀장님 정말 풀 도전때마다 복병들을 차례로 만나셨군요..ㅠ
또 어떤 복병이 기다릴지는 모르지만 한 넘씩 해치울때 마다 더욱 단단해지는 몸과 정신을 무기삼아 전진하다보면 온전한 승리의 환희가 기다릴것입니다.
그때가 먼 이국땅 보스턴에서 이루어지길 바래봅니다^^
화이팅 !!!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맞습니다. 복병  해치우면서 단단해지고 있어요. 게임하면서 나오는 장애물  복병 처리한 후  미션  성공하는 것  같습니다. 복병 대적하느라 매번  절뚝거리며 귀가해요. 복병이  두려워 포기하거나 미리 겁내지는  않되  대처할  준비는  하고  담담하게, 당당하게, 겸손하게, 때론  설레면서 즐겁게 준비해야함을  매번  배웁니다.마치  삶을  바라보는  것  처럼요. 삶이 전쟁이라 생각하면  전쟁터, 삶이 놀이라고 생각하면 놀이터라고 하더군요. 마라톤도  마찬가지구요. 응원  감사합니다~

김해호님의 댓글

김해호 아이피 211.♡.181.230 작성일

당신은 이미 우리들의 영웅입니다!
큰 박수를 보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218.♡.100.230 작성일

선배님들의 역사가 거져 된 게 아니구나 실감하고 있습니다. 김해호 위원님이야말로 광명 마라톤 영웅이시죠. 무사완주 하신 분들 모두 영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격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