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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출사표/후기

풀 코스보다 가뿐한 하프 코스 후기(2023.4.30 아산 이순신 백의종군길 마라톤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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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옥 (218.♡.100.230) 작성일23-05-02 16:23 조회87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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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렇게 멋있게 사진을 찍어주셨나요?

꼭 댓글 남겨 주세요. 감사 인사라도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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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이렇게 커다란 원으로 30여명이 스트레칭을 할 수 있어서 보기가 아주 좋았습니다. 역시 단체로 참가할 때는 인원이 많아야 괜히 기분이 업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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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들어오면 다 들어온 거라는 이원균 부장님 웃는 말씀에 꼴찌로는 들어오지 않겠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기록으로 보나 체력으로 보나 꼴찌로 보이기는 합니다. 

 

"여성회원들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남성회원 한 분을 제치고 거꾸로 2등으로 들어오리라~^^"

 

몸을 풀고 나서 출발점으로 향합니다.  

먼저 풀코스, 그 다음 하프, 그리고 10km 출발합니다.

 

하프 코스 출발~

 

무슨 선물을 받으러 가는 거 마냥 고통의 선물을 받으러 일제히 쏟아져 달립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책에서 러너는 고통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누구나 고통을 피하고 싶고 쾌락을 즐기고 싶어하는데 러너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고통을 선택합니다. 그 고통이 사라질 때 행복감이 2~3배로 오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스스로에게 고통을 주고 고통이 사라질 때 행복을 느끼는 방법이 마라톤입니다. 거기에 건강은 덤으로 오죠.

 

박정환 전 회장님과 같이 출발을 했는데 오늘의 페이스 메이커 귀인을 만났습니다. 농담으로 저만 따라 간다고 하시지만 저의 페이스 페이커를 자청해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2022년 3월 26일 하프 기록입니다. 비교가 됩니다. 1년 안에 엄청난 성장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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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광명 마라톤 클럽에 입단하고 3월 26일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마라톤 대회 하프를 도전한다고 단톡방에 올렸는데 그 당시 박정환 회장님과 송인국 훈련 부장님이 페이스메이커를 해주셔서 무난히 완주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 스퍼트에 박종일님까지 합류해주셔서 마무리를 잘하게 해주셨어요.

 

저의 페이스 7분 30초에 맞게 일정한 속도로 맞춰주셔서 호흡이 편했고 물도 가방에서 달리다가 꺼내주시고 15km에선 에너지겔로 처음 먹어봤습니다. 마치 나이키에서 주최한 인간의 한계 2시간 벽 깨기에서 킵초게 선수에게 모든 환경을 맞추게 하여 1시간 59분 40초 기록을 세운 것처럼 도움을 주셨어요. 두 번째 하프 도전도 힘들었지만 힘들다는 내색도 잘 못하고 그냥 뛰게 되는 게 페이스 메이커와 같이 뛰거나 동료와 같이 뛰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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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9월 광명ktx마라톤 하프에는 2시간 38분 기록이었습니다. 기록보다도 걷다 뛰다를 반복했고 언덕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걸어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하프 대회입니다.  안양천 평지 하프와는 달리 언덕이 몇 개나 있어서 힘든 코스였습니다. 언덕 훈련을 하지 않으면 힘든 대회들이 있습니다.  체력도 부족했겠지요. 그래도 훈련에는 좋은 약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산 마라톤 1km 구간이 되기 전부터 갤럭시 워치가 미리 울립니다. 지난 4월 15일 여명 마라톤 대회에서도 구간이 짧게 알림이 되어 마음에 거슬려 이번에는 삼성헬스 앱보다 runable앱으로 바꿨는데 여전히 거리가 대회 규정거리보다 짧습니다. 갤럭시에서 구동하는 앱이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박 전회장님이 알려주셔서 이제 워치를 업그레이드 할 때가 왔구나 하면서 달렸습니다. 

 

페이스 측정이야말로 완주 전략을 세우기에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기에 자꾸 자기 맘대로 거리 알림을 해주어 거슬렸지만 신경끄기로 합니다. 알림 해제할 시간도, 여유도 아까워 그냥 달립니다. 

 

달리면서 무수한 자잘한 일들이 생깁니다. 워치의 문제, 땀의 문제, 신발의 문제, 옷의 문제, 주변 소리의 거슬림의 문제를 신경쓰다보면 페이스를 잃고 기분이 상하고 그 부정적인 곳에 에너지를 쓰고싶지 않아서 쿨하게 넘어가려고 했습니다. 완주와 기록에 에너지를 아껴써도 항상 아쉽고 모자라는 에너지입니다.

 

하프 반환점까지는 6분 10초 페이스로 가고 반환점 이후는 6분, 5분 50초, 5분40초로 달려보자고 전략을 세우셨습니다. 아주 좋은 전략이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었기에 믿고 달려나갑니다.

 

하프 반환점 언덕이 제일 경사가 있는 언덕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2022년 춘천 마라톤 대회 대비 언덕 훈련을 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어 언덕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숨은 가쁘지만 천천히 힘을 빼고 올라가는 도중에 광명 마라톤 클럽 회원들을 만나 신이 났습니다. 

 

에이스 김명환님, 전설의 황석권님, 이원균 부장님, 서용호 총무님, 레전드 김관행 위원님, 권오길 회장님, 김정훈 부장님, 신입 김정훈님까지 언덕을 올라갈 때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하기태님도 반가웠습니다. 없는 힘도 나게 하는 서로의 '화이팅'인사입니다. 교차되는 주로에서 두어번 만날 때마다 우리 회원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무지 힘이 납니다. 

 

김관행 위원님은 앞서 달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뒤에 오고 있었냐고 찾으셨다고 합니다. 출발 전 2시간 10분 목표라고 말씀드렸더니 페매 감사하게도 해주려고 하셨답니다. 박정환 전 회장님이 페메 해주는 걸 보고 안심이 되셨다고 나중에 알려주셨어요.김관행 위원님~ 70대 5위 하셔서 트로피 받으셨는데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제가 페메 복이 많이 받습니다.

2022년 춘마 첫 풀코스는 전 송인국 훈련부장님이, 두 번째 풀코스 4/15일 여명 마라톤 대회는 김관행 위원님 덕분에 무사히 완주했습니다. 이번에는 박정환 전 회장님까지 페매 해주셔서 무척이나 든든합니다. 세 분의 공통점은 모두 고수님들이셔서 옆에서 달리면서도 편안하게 믿고 달릴 수 있는 분이십니다. 힘든 마지막 부분 30km에 헤매고 걸을 때는 스스로 제가 참 밉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합니다. 

 

반환점을 돌고 5분 30초로 내달립니다. 아무리 경사지만 작년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속도라고 서로 웃으면서 신나게 내려왔습니다. 작년 7~8분 구간기록이었는데 내리막길 5분 30초라니 믿기지 않는 스피드입니다. 

 

그만큼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하루는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는데 어느 순간 속도와 거리를 보면 늘고 있구나 하고 놀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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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피드를 내야할 후반전입니다. 

하프라 그런지 풀코스와 달리 반환점 이후 15km까지도 신나게 달립니다. 

 

15km까지 6분대로 달렸고 마지막 5km를 스피드를 내자고 했는데 계속 페이스를 유지합니다. 마지막 식수대에서 에너지겔을 하나 먹고 박 전회장님은 바나나를 드셨어요. 혼자 달릴 줄 알고 에너지겔 1개만 챙겼는데 2개 사올 걸 그랬나 봅니다.

 

6분~5분 50초로 달리자며 속도가 쳐지려고 하면 경고를 주십니다. 쳐지면 안된다는 말에 힘을 내어 보는데 생각처럼 스피드가 나지 않았습니다. 유지만이라도 하자는 생각에 계속 집중하면서 달려나갔습니다. 

 

풀코스에 비하면 이건 고통 축에 끼지도 않습니다. 고관절이 아프지도 않고, 무릎도 아프지 않고, 어깨도 아프지 않고, 발목이 아프지도 않고, 발바닥도 아프지 않은 아주 최적의 컨디션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힘든 과정을 겪고 나야 다른 일들은 그다지 힘들지 않게  여기나 봅니다. 

 

앞서 보이던 클럽 두 분을 제치고 나갑니다. 그냥 페이스대로만 달려야겠다는 생각에 호흡과 발걸음에 리듬을 타면서 저절로 달릴 수 있도록 에너지를 최소화하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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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3km는 맘 같아서는 전력 질주를 하고 싶은데 6분, 5분 50초 속도로 달렸습니다.

아산 백의종군길 마라톤 대회는 이 가로수길이 그늘도 좋고 풍경도 예뻐서 코스가 참 좋습니다. 

 

에너지를 다 쏟고 있는 와중에 벌써 메달을 들고 나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나도 천천히 이 가로수 그늘을 여유롭게 걸으면서 귀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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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라색 피니시 라인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없던 힘도 생기는 구간입니다. 주황색 광마팀 점퍼가 잃어버린 30년 가족 상봉처럼 반갑습니다. 

 

속도를 줄기기 위해 힘이 나는 건지, 빨리 끝내고 싶어서 힘이 나는 건지, 사진 찍는 광마팀이 있어서 그런 건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마지막 스퍼트를 합니다. 숨이 가뿐지 어쩐지도 모르게 그냥 막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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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헉헉

 

숨이 넘어갈 것 같습니다. 

 

끝났다는 생각에 살았다는 안도감이 가장 큽니다. 

 

물을 받아서 마시면서 물을 맘껏 먹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이제 호흡을 맘껏 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뛰지 않고 걸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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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과 간식을 받고 왔는데 모두들 반겨주셨습니다. 

특히 목표 기록 완주에 모두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풀 코스 뛰다가 하프는 껌이죠?"

하고 묻습니다. 껌까지는 아니고 수월하기는 합니다. 고통이 1/3 정도인 것 같습니다. 

 

 

목표 기록을 세울까 궁금했는데 저도 제가 놀랍습니다.

옆에서 페이스메이커를 해주신 전 박정환 회장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가민 워치' 중고를 구매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기록과의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이튿날 다리가 멀쩡합니다. 그 스피드로 달렸는데도 쑤시는 곳 하나 없이 아픈 곳 하나 없는 것을 보니 체력이 많이 강해졌습니다. 대회 후 족구로 풀렸을까요???

 

다음 도전은 6월 11일 울릉도 마라톤 세번째 풀코스 도전입니다. 

 

'자유를 얻으려면 어려운 훈련을 거쳐야 한다. 어떤 운동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운동하느냐가 중요해질 때 장벽은 무너지고 새로운 차원의 의식이, 자신만의 내면적인 깊이가 생긴다.'

- 조지 쉬언의 '달리기와 존재하기' 37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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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를 위해서 애써주신 권오길 회장님, 임원진, 봉사팀에게 감사드립니다. 

 주로에서 만나지 못했던 10km 참가하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댓글목록

박정환님의 댓글

박정환 아이피 116.♡.170.181 작성일

역시 완성도 높은 후기를 영접하니 김동이 배가됩니다..^^
다른분들은 감히 후기 못올리겠어요~~ㅎㅎ (농담)
귀인이라니??? 무슨 그런 엄청난 말씀을~~ㅋ
뭐 기분이 나쁘진 않네요..ㅎ
어쨌든 답글로 간단한 동반주 소감 올립니다.
그동안 워낙 부족한 훈련탓에 기록은 언감생심 이참에 핑계삼아 다른분 페메나 해야겠다고 내심 대상자를 물색하며 하프주자들 모두 함께 출발 ... 첫하프 김정훈2님 무릎부상이라 해서 패스~ 누구랑 달릴까? 머리굴리며 달리던 중 1키로 통과 훨씬전에 정옥님의 시계가 울리는것을 듣고 정상적인 페이스조절이 불가능 할것으로 생각되어 타겟 설정 ~ㅎ
김정옥님과의 동반레이스를 시작 하였습니다.
정옥님 목표를 물어보니 2시간10분 머리속으로 정신없이 페이스 전략을 짜본다....
달리면서 실로 엄청난 발전에 너무 놀라면서 정옥님에 대한 존경심이 찐하게 가슴을 울렸네요~
자신의 노력에 절대 배반하지 않고 요행은 절대 통하지 않는 너무나 정직한 운동이 마라톤이라는것을 그동안의 훈련과정을 알고 있기에 새삼 절감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진정한 영웅은 당신입니다^^
마지막 피니쉬라인 까지 함께 달리면서 나의 마라톤 인생의 첫 페메 상대였던 최윤진 전팀장님과의 동반주도(그때도 하프 페메였네요) 새록새록 떠오르며 페메로 동반주를 하면서 나 자신의 만족과 감동이 오히려 더 크다는것을 다시 한번 경험 하는 좋은 계기였습니다.
언젠가 대회장에서 시각장애인의 페메로 동반주 하는 마라토너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한번쯤 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었는데 조만간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KMC가족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덕분에 졸필에 부끄러움을 무릎쓰고 주저리 주저리 가장 긴 문장의 댓글을 남겨봅니다.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2.♡.151.121 작성일

저도 워치로 순간 당황했지만 몸의 감각으로 달리려고 했어요. 정확하진 않지만 이 스피드면 6분이 되겠구나 하고 훈련한 적이 여러 번 있었어요. 나중에 기록보면 비슷하기도 해요.워치 덕분에 페매 타겟되었다니 전화위복이네요.

저도 언젠가 누군가의 페매 기회가 오겠죠. 그때를 위해  체력과 마인드를 키워놓겠습니다. 힘들게 하는 마라톤 운동 혼자만 사용하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저도 남산훈련 가서 시각장애인 페매 인상적으로 봤어요. 박정환 전 회장님이라면 페매 실력 검증입니다. 전략적이고 이성적이고 체력되시니 강력추천합니다.

감사했습니다.

송인국님의 댓글

송인국 아이피 182.♡.127.72 작성일

꾸준히 운동하시더니 좋은 기록으로 완주하셨군요.
훈련부장님 말씀에 칼을 갈으셨군요^^

김정옥님의 댓글

김정옥 댓글의 댓글 아이피 112.♡.151.121 작성일

훈련부장님  웃으면서 하는 말씀에 칼이라기보다 좋은 자극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송부장님~ 봉사팀으로 애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